새 생명이 싹을 틔우고 초록하늘이 열리고 온 세상이 울긋
불긋한 꽃향기로 가득 채워지는 기쁨과 환희의 날들이 펼쳐
질 날도 머지않았다.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소식을 알리는 개나리의 자태가
너무나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하루였다.
이번 주도 어느 때와 비슷하게 바쁘게 흘러가고 있다.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보다 상가를 찾는 손님이 의외로 많았
다.
그런 와중에 지난번 타 중개업소와 공동으로 계약한 소형아
파트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아침 일찍 아파트 매수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아파트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는데 작은방 하나가 벽에
커다란 구멍이 많이 있어서 수리비용이 발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중개업자가 나서서 해결에 달라는 통보나 마
찬가지인 것이다.
나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몇 번을 본 집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두꺼운 벽에 구멍을 낸다는 것은 기계나 공구가
아니고는 전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맨 처음에는 매수인의 작은아버지와 함께 1차로 보았고 그
아파트가 괜찮다고 하여 2차로 매수인이 보고 결정을 한 아
파트이다.
계약서를 쓰기 전에도 몇 번을 망설이며 여러 곳에 자문을
구하여 도장을 찍던 매수인의 얼굴이 아직도 선명한데 이런
일이 발생되었으니 얼마나 본인을 원망할지 가히 짐작하고
도 남을 일이었다.
마음은 바쁜데 지난번 전세 계약한 할머니께서 확정일자도
받고 중도금 송금도 해야 된다며 같이 동행하자고 했다. 동
사무소와 은행에 업무를 보는 순간에도 매수인으로부터 빨
리 처리해 달라는 독촉 전화가 빗발쳤다.
운전대를 잡고 가는 동안에도 의구심은 풀리지 않았다. 그
러나 막상 도착해서 현장을 방문해보니 그렇게 큰일은 아닌
것 같았다.
벽 내부에 단열용으로 석고보드를 부착했는데 임차인이 부
부싸움을 하다가 그랬는지 다른 이유로 화가 나서 그랬는지
벽을 발로 차서 생긴 발자국들이었다.
발자국이 크고 자녀도 여자들뿐이어서 아저씨가 한 행동이
라는 추측이 들었다.
석고보드를 2장정도만 교체하면 될 것 같았다.
임차인은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임대차기간이 끝나면 파손
되는 것은 원상복구 해야 한다.
보증금에서 수리비를 공제하고 지불할 것을 염려한 임차인
이 포스터를 이용해서 감쪽같이 파손된 부분을 가려놓고 보
증금을 받아 이사를 한 것이다.
아무리 임차인이 사건발생의 주체일지라도 매매계약에서는
매도인이 하자담보책임을 져야한다.
민법상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매수인이 그 사실을 안날
로부터 6개월 이내에 행사할 수 있다.
매도인을 호출해서 매도인이 수리해야한다고 설명하고 인
테리어업자가 말한 수리비용을 영수증을 써주고 받고 사건
을 말끔하게 해결했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단독주택 임차인을 구하는 고객님이 횟
집을 하는 임차인은 꺼려한다는 말씀을 하시기에 이유를 물
었더니 지난번 횟집을 경영하는 임차인이 살다가 퇴거한 후
에 방문에 금종이로 곱게 포장된 것을 제거했더니 싸움도중
에 칼을 던졌는지 여러 군데가 칼자국이 있었다는 것이다.
포스터가 있거나 종이로 가려진 곳도 확인해야 분쟁에서 자
유로울 수 있기에 중개업자는 세심한 신경을 기울여야 한
다.
사실 법정에 가더라도 중개업자는 신이 아닌 이상 책임을
묻기는 어렵겠지만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고
마무리도 산뜻하게 하는 중개업자가 고객이 요구하는 최고
의 중개업자가 아닐런지 다시금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