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넓은 산하마다 아롱지는 봄의 전령들이 지나가는 나그네
를 반갑게 맞이하듯 형형색색 아름다운 빛깔들을 토해내고
있다.
바람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 지저귀는 새들의 구슬픈 합창
소리가 계곡마다 청아하게 울려 퍼진다.
황금빛 별천지인양 언덕과 울타리 사이로 노오란 꽃의 향연
을 펼치는 개나리꽃과 백의의 숨결처럼 하얀 자태를 뽐내는
목련꽃이 아침 등산로를 환하게 밝혀주고 있다.
끝없이 솟아오르던 아파트값도 이젠 잠시 주춤하고 있다.
지금까지 아파트가격이 계속 고공행진을 벌이는 바람에 매
도자 우위의 시장을 형성했지만 이제는 매수자의 발길도 뜸
해진 상태이다.
그러나 투자목적이 아닌 실수요자의 발길은 끊임없이 이어
지며 거래는 계속되고 있는 중이다.
현재까지 잘 해오던 매매계약이 본인의 방심으로 고객에게
정신적 경제적으로 피해를 안겨준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
다.
물론 엄밀하게 해석하면 중개업자는 중간적이고 공정한 입
장에서 선관주의 의무를 실천하면 족한 것이다.
계약의 이행은 계약당사자가 해결해야 한다.
올해 2월 초에 회사에서 아파트를 무료로 매입을 해준다고
찾아오신 중년의 신사분이 있었다.
계약도 하고 중도금은 없이 잔금 날에 일괄청산 하겠다는
제의가 있었는데 계약금이 소액이어서 불안했으나 회사에
서 구매해준다고 한 것이라서 현금보관증작성을 하지 않았
다.
사람 마음은 갈대와 같아서 하루에도 열두 번씩 변하고 화
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의 마음이 다르다는 것은 세상 사
람들이 증명해 주고 있는데도 말이다.
잔금일이 되었는데도 잔금이 입금되지 않아 통화해보니 회
사 대표가 미국출장 중이라 일주일후에 국내에 입국하면 처
리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일주일이 되어 확인하니 이젠 공항에서 연행되었다는
것이다.
그 후에 다시 통화하니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하는 등
이젠 불확실한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전직 학교 교장선생님이었던 매도인은 안절부절하면서 세
종부동산개발연구소와 북구청 부동산상담위원인 금메달 공
인중개사가 어떻게 일을 이렇게 처리할 수 있느냐며 실망했
다는 눈치였다.
사실 이렇게 소액으로 계약하는 매수인에게 현금보관증을
작성했더라면 정말 딱이었을 것이다. TV광고도 남자에게 좋
은 것이 딱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계약서 특약사항에 매수인은 계약시 지급한 계약금 중 일부
를 매수인의 사정에 의해 매도인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한
후 2012년 0월 0일까지 매도인명의 은행계좌로 입금반환하
기로 한다. 또한 매수인은 현금보관증을 작성하여 매도인에
게 제출하기로 한다. 라고 명기하고 현금보관증을 작성했다
면 매수인이 계약을 해지하려면 위약금 0천 만 원을 변상해
야 하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행하려고 노력
했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대법원판례를 보더라도 계약금 상당액의 현금
보관증을 작성하여 매도인에게 교부한 경우 매도인과 매수
인사이에는 계약금상당액의 위약금 약정이 있었다고 볼 것
이므로 매수인이 계약을 위반하였다면 실제로 계약금을 지
급하지 않았더라도 약정한 위약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다.(대법원1999.10.26선고 99다48160판결)
어제는 본인이 계약을 이행하라는 내용증명을 작성하여 매
도인의 동의를 받고 매수인에게 송부했다.
이제는 매수인이 계약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새로운 매수인
을 연결할 계획이다.
매도인의 후배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내용을 보여 주었더
니 잘 작성했다는 평가를 했다고 매도인에게 전화가 왔다.
오늘은 문뜩 “아는 길도 물어가라”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라”던 속담이 뇌리 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그런 하루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