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아파트값의 상승으로 인하여 아파트의 구입을 미루고 단독주택으로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한참동안은 아파트가 불티나게 팔렸는데 이제는 아파트를 찾는 손님과 단독주택을 찾는 손님의 비중이 거의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단독주택의 거래가 뜸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실 정원이라도 가꾸며 과일나무와 채소를 심고 동물도 키우며 뜨락에 앉아 고기도 구워먹고 밤하늘의 별을 헤이며 낭만적인 전원생활을 영위하고자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단독주택은 가정생활을 하면서도 임차인의 월세 등 부수입이 생기기 때문에 다소 불편하더라도 편안한 아파트 생활을 접고 단독주택으로 이사하려는 고객 분도 상당수 계신다.
내가 근무하는 운암동에는 단독주택이 신축한지 20년~30년이 되었기 때문에 건물이 낡고 허름하게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리모델링을 하지 않은 주택은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거기에 도시가스가 설치되지 않은 기름보일러의 경우 매매는 물론 임대도 어려운 실정이다. 아직도 세대 간의 의견절충이 되지 않아 도시가스가 설치되지 않는 지역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분명히 어느 지역이라고 말씀드리고 안내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어떤 고객님은 옥상 구석구석까지 세밀하게 살피고 나서 지역이 맞지 않으니 다른 좋은 물건 있으면 연락을 하라고 하고 어떤 분은 마음에 들지 않은지 대충만 살피고 잘 봤다고 뒤돌아서 나오시는 분들도 계시는 등 천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을 되뇌이게 하지만 단독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중개하기가 훨씬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11월 현재 토지 아파트 등도 매매했지만 단독주택 매매를 한건은 단독중개 한건은 공동중개로 2건을 중개하였다.
그런데 2개의 주택 모두가 문제가 있는 주택이었다.
00다리 부근에 자리한 주택은 인테리어업자가 구입하여 리모델링을 한 주택이다. 1.2층 모두 뼈대만 남기고 철거하여 현재보다 확장하여 신축건물처럼 꾸며 놓았기 때문에 보는 이들에게 좋은 감각과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집이었다.
40대 초반의 사모님이 주택내부를 한 번 둘러보시더니 오후에 계약하자고 하셨다. 그러나 나는 서두르지 않았다.
이왕 오셨으니 몇 개를 더 보자고 내가 제안을 했다.
다른 주택도 비교하여 증축된 부분에 대해서도 설명을 드려야 했기 때문이다.
중개사에게는 선관의무가 있으며 건축물대장과 현황차이에 대해서 설명하고 확인설명서에 기재해야 차후 분쟁발생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실지로 법원은 증축부분을 고지하지 않은 중개업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린바 있기도 하다.
“사모님 이 건물은 건축물대장보다 증축되었으며 민원제기를 당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단독주택뿐만 아니라 상가건물도 칸막이를 설치하지 않은 집이 거의 없어서 단속에서 자유로운 주택은 없으나 매수인이 알고 있어야 할 사항이기에 말씀 드린 것이다.
그러나 너무 부정적인 점만을 강조하다보면 계약을 이루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현 상황에 대해서 설명 드린 것이다.
그래도 다른 집보다 마음에 들고 계약을 하신다고 허락을 하셨기에 확인설명서에도 그 내용을 기록하고 매수인의 자필서명을 받아 놓았다.
또 다른 주택도 매수인이 한 번보고 계약을 하자고 하였는데 2층이 증축되어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등기부등본과 건축물대장을 열람한 후에 토지이용계획확인원을 발급하려해도 토요일이라 그런지 발급이 되지 않아 상대방 중개업자에게 문의했더니 “면적은 공부상 면적을 확인하고 하는 계약이며 편의시설을 확인하고 하는 계약”이라는 문구를 계약서에 넣어 달라고 했다.
편의시설이 무슨 의미 인지 물었더니 건축물대장 보다 증축한 부분을 예쁜 단어로 표현한 말이라고 했다.
아마도 사실대로 말할 경우 계약이 파기 될 것에 대한 우려의 표시인 것 같았다.
그러나 순간의 위기를 모면하려고 하는 것은 더 큰 위기를 자초할 수 있는 것이다.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상대방의 중개업자가 출장 중인 관계로 매도인에게 땅의 면적이나 저촉관계에 대하여 물었더니 주차장과 대문 앞 일부분이 국유지를 침범하여 몇 년간 이행강제금을 물었던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매수인은 그 부분이 건물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차후에라도 철거하라면 철거할 수 있다고 하여 “증축된 부분과 일부 토지가 타인소유임을 확인하고 하는 계약”이라는 것을 계약서에 명시하고 무사하게 계약을 완성할 수 있었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내리막길을 가면 다시 오르막길을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중개업자에게도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그러나 그 암초들을 피해갈 수 있는 지혜와 방법을 터득한다면 중개의 성공률은 한 층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