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보는 날은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있었기 때문에 비가 오리라는 예상은 하고 있었다.
아침운동을 끝내고 시간이 많이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서서히 차량의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차량의 와이퍼는 이리저리 움직이며 유리창에 쌓인 빗물들을 쓸어내느라 여념이 없었다.
비에 젖은 차는 상쾌한 음악소리에 취했는지 뒤뚱뒤뚱하면서도 잘도 내달렸다.
차는 어느 고등학교의 정문을 통과하여 주차장으로 향했다.
여기저기서 젊은 학생들과 군인들 그리고 초로의 남성들도 보였다.
학생들은 조퇴를 하거나 잠깐 외출하였을 수도 있고 군인들도 휴가나 잠깐 외출을
신청하여 이곳 시험장까지 왔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튼 그들의 표정에서 간절함과 비장함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은 국가정보자격증 시험이 있는 날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리라는 예상은 하고 있는 터였다.
사실 필자에게도 국가정보자격증은 이승에서 보다 저승에서 필요한 자격증인지도 모른다.
젊은 사람도 아닌데 누가 자격증이 있다고 취직을 시켜주겠으며 받아 줄 회사라도 있단 말인가?
그래서인지 시험공부를 하면서도 갈등과 회의를 느낄 때가 많았다.
이런 자격증이 없어도 중개사 업무는 얼마든지 가능한 영역이기에 더욱 그런 생각에 잠겼는지도 모를 일이다.
정신세계를 편하게 해야 건강에도 유리할 것인데 이렇게 함수문제 등에 의해 강한 압박감 등에 시달리다 보면 자칫 스트레스라는 직격탄을 맞을 것에 대한 우려도 무시할 수 없었다.
더구나 필자는 마음을 다스리고 편안함을 유지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기 때문에 타인과는 전혀 비교하기 어려운 현실이기도 하다.
함수는 점하나 괄호 하나를 추가하느냐 삭제하는지에 따라 정답과 오답이 갈리는 유형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서를 접수 했으니 시험은 봐야하고 A, B, C 등급과 탈락 중에서 A등급의 성적이 아니라면 도전은 무의미하다고 여겼었다.
자격증에 각 등급이 표시 된다고 하는데 낮은 등급의 자격증은 경쟁에서 뒤로 밀릴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험장은 두 사람이 앉아서 시험을 보는 구조로 되어 있었으며 모니터에 커다랗게 좌석번호가 부착 되어 있어서 멀리서도 찾아가는 것은 아주 쉬웠다.
그리고 시험시간에는 스마트 폰을 끈 상태로 시험을 보도록 했으며 칠판에 부착된 시계를 보면서 시간 안분을 할 수 있었으며 20분마다 감독관이 시간을 알려주었기 때문에 문제를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시험장에서는 컴퓨터가 잘 동작되지 않는 바람에 커다란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클릭이 되지 않는 것은 기본이고 키보드 영문 판이 얼마나 오래 사용되었는지 삭제되어 글자가 보이지 않았다.
한글은 그래도 숙련이 돼서 안 보고도 칠 수 있지만 영문 자판은 아직은 익숙한 실력이 아니어서 심각한 어려움에 봉착하기도 했다.
또한 마우스는 일반적인 것보다 크기도 커서 익숙하지 않았으며 중간 중간 마다 답안을 입력하는 것도 신경 쓰는 일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오늘의 시험은 계획했던 만점은 취득하지 못 했지만 A등급은 무난하게 달성하리라 판단하고 있다.
물론 도전은 아름답고 숭고한 것이다.
땀을 흘린 만큼의 대가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적절한 시기에 목표한 바를 달성 해야만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서서히 밤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