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데군데 눈이 쌓여 있는 산등성이에도 박새와 참새들이 숲속을 헤집고 다니며 먹이사냥에 열중하고 있다. 매서운 칼바람이 대지를 짓눌러도 봄을 향한 몸짓은 시작 되고 있는 것이다.
비탈진 언덕길로 이어진 등산로에도 봄의 그림자가 다가와 꽁꽁 얼어붙은 땅에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제 조금 지나면 생명이 약동하고 탄생하는 신비의 계절을 맞이할 것이다.
이번 주에도 매우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 때때로 다른 지역의 중개업자와 통화하다보면 일이 없어서 한가하다고 하는데 우리지역의 80여개의 중개업소는 모두가 바빠서 전화를 걸면 통화중이 자주 표시 되었다.
아무래도 자녀들의 학교배정으로 학교근교에 거주지를 옮기려는 부모님과 봄에 결혼식을 앞두고 신혼집을 마련하려는 신혼부부의 방문이 주류를 이루었다.
아마도 그런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리라 믿어본다.
중개를 하다보면 수수료 문제로 예상치 못한 난관에 봉착하기도 한다.
매물을 접수할 때와 손님을 모시고 갈 때는 아무 말 없이 안내를 잘 해주다가 계약서를 작성하려고하면 중개수수료를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왜 중개수수료를 줄 수 없냐고 문의하면 다른 중개업소에서는 입주하는 의뢰인에게만 받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우리 중개업소에서는 그런 방식으로 영업을 하지 않는다며 뒤돌아서곤 한다.
결국 이러한 상황은 중개업자가 만들어가는 제살깍기의 전형인 것이다. 남에게도 피해를 입히고 본인도 그 함정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미래를 볼 수 있는 천리안의 눈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비단 의뢰인뿐만 아니라 중개업자에게 통용되고 있다는 데에 심각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중개를 하다보면 공동중개를 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지인의 부탁으로 타 지역의 물건의 매수를 의뢰 받은 경우 공동중개 아니면 중개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많다.
처음 공동 중개에 대해 문의할 때는 아무 말 없다가 계약서를 쓸려고 하면 한쪽에서는 안 나온다는 것이다.
물론 동시패션으로 매도해주고 매수해주고 할 때 의뢰인이 조건을 걸면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중개업자의 말과 다르게 수수료가 없다던 의뢰인이 수수료가 얼마인지 언제 주어야 하는지 문의한다면 그것은 중개업자의 가식이 탄로 나기 때문이다.
중개업은 영원한 직업이라 생각한다. 정년이 없고 본인의 계획과 구상을 목표를 세워 실현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한번 잃어버린 신뢰는 회복하기가 어렵다. 실망은 상대방에게 아픈 상흔을 남기고 상처는 잘 지워지지 않는 흉터를 남기기 때문이다.
사사로운 이득에 눈이 멀어 좋은 동반자들을 잃어버리는 기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